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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 이야기 5

286=새로운 시작

회사를 그만두고 한 석 달 동안 기술사 시험 준비하고 있었다. 한국통신에서 통신 단말기를 무료 나눠주었다. 천리안을 이미 통신 서비스에 자리 잡고 있었기에 후발주자로서 하이텔(이때는 키텔)이용자 수를 빠르게 늘이기 위한 것이다. 9 인치 정도의 작은 흑백 모니터에 자판이 붙은 일체형으로 화면도 아주 좋지 않았다. 그래도 이것을 전화국에서 수령해와 몇 달을 요긴하게 썼다. 1991년 브라질 '리우' 회담이 환경분야에서는 획기적인 사건인데 이에 대한 자료를 받아 저장 장치도 프린터도 없기에 손으로 그 많은 양을 받아 적었다.

시험 끝나고 나니 곧 5월이 되었다. 더미 터미날로는 문제가 많아 고민 끝에 통신을 통해 286 중고를 샀다. 얼마 되지 않는 액수이지만 그래도 대단한 결정이었다. "아래 아래 집은 학교에서 싸게 컴을 구입했다" 하며 집사람이 "하나 더 부탁해 볼까요?" 했으나 3 배 비싼 금액에 흑백이라 컬러 중고를 구입하게 되었다. 이때부터 지금까지 통신에서 많은 물건을 사고 팔며 여러 사람 만났으나 모두는 한마디로 좋은 사람뿐이었다. 가격도 싸며 물건에 많은 신경을 써주고 약속 잘 지키고 등등. 286 판 사람도 이름도 기억나는데 집에까지 갖고 와서 작동 시켜 확인해보고 처음 보는 이야기 사용법과 페르시아 왕자 게임도 보여주고 갔다. 항상 하는 말, "언제든지 문제 있으면 연락하세요". 그 후에도 몇 번 연락해야 했다. 회사에는 386 컴도 있을 때나 갖는다는 것을 생각해보지 않은 나로서는 재미난 장난감이 생긴 셈이다. 돌이켜보면 옛날에는 그 비싼 8 비트 컴도 일본에서 사왔으나 이제는 결혼해 애가 둘이니 그럴 만도 하다. 이 때 쓰던 2400 BPS 아직도 친가 어디엔가 있다.

사운드 카드가 없어 피시 스피커로 소리가 나니 역시 게임이 재미가 없다. 이제는 청계천이 아닌 용산에서 사운드 카드를 하나 사왔다. 사블 2.1로 아는 집서 8만원인가 주고 샀다. 이 시기 통신에서 나오는 말 대부분은 사블과 사마였다. 사마는 사운드 마스터로 사블 호한 국산 카드이다. 곧 판매된 옥소리는 문제(도스 게임에서 사블 호환성)가 무척 많아 사블 산 것을 현명한 결정으로 받아들여졌다. 이 간단한 카드 하나 끼우는 것도 결단을 필요했다. 한번 부품을 끼우고 세팅하고 사운드를 들으니 엄청난 성공을 거둔 기분이다. 특히 도스에서는 수동 세팅을 해야하므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더 잘 알게 되었다.

이 다음부터 이어지는 컴 가지고 놀기는 현재 집에 컴이 3대 동생과 처가, 동네 집에 한대씩을 조립과 업그레이드되어야 했다. 시피유, 메모리 ,하드 등 빨라지고 용량 커지고 하는 얘기는 다 듣는 얘기이나 정말하지 않을 수 없다. 하드 용량이 20 메가여서 코너 40 메가를 구로까지 가서 사 가지고 왔다. 10만원이었다. 마스터, 슬레이브가 문제라 이걸 한번 해봐야지 하며 흥분된 마음으로 컴을 열고 하드를 연결하려 하니 불가능이다. 먼저 하드가 MFM인가(? 이름도 오락가락)여서 지금의 IDE-Type과는 달라 파워말고도 케이블 하나가 아니고 케이블이 2개가 있었다. 즉 하드 콘트롤러가 달라 사온 하드를 사용 불가능하여 형 회사에서 다시 팔 수밖에 없었다. 지금도 286 구형 컴에는 이런 타입의 하드를 드물게 볼 수 있다. 또한 마스터, 슬레이브 점퍼가 회사마다 사양마다 다르고 하드 타입 세팅도 그러하여 표를 구하여 잘 갖고 있어야 했다.

금 싸라기보다 더 귀중한 땅을 아끼기 위해 많은 노력이 기울여졌다. 이 때는 바이러스 검사하면 예외 없이 "PKLITE로 압축되어 있어 가 불가능합니다. 검사를 하려면 압축을 푸세요"라는 문구가 나왔다. 실행 파일이 모두 실행 가능한 압축 파일로 되어있었다. 더구나 압축 방법이 발전하여 하드 '뻥튀기기' 프로그램이 나오기 시작하였다. 유명한 것은 X-Disk(X는 확실함)로 통신에 올라와 버전-업 되는대로 밤늦게 받아 이를 실행하여 하드를 늘이려고 밤을 세웠다. 하드 읽고 쓰고 압축하는데 시간이 무척 걸리는데 조조 조마하며 기다리다 잘못되면 데이터 날리고 다시 하곤 했다. 다음으로는 스태커로 이것은 상업용으로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윈도우 3.1용까지 버전-업 되었던 인기 프로그램으로 빌게이츠의DOS 6.22에서 이를 도용했다가 문제되기도 했다. 이 기술은 지금은 하드 디스크가 싸져 거의 사용하지 않지만 하여튼 MS의 더블디스크로 DOS와 윈95에도 들어있다. 하나도 유명한 것인데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

학교에서도 이를 사용하였는데 이 스태커를 설치해준 아저씨를 대학원생들은 거의 신의 경지로 우러러봤다. " 담배 한대 물며 다 설치하고 엔터키를 치면 하드가 8배나 늘어났어요." 사실 8배는 의미도 없는 수치상의 표시일 뿐이다. 2배정도 늘어나나 프로그램마다 압축 정도가 틀리며 여러 이유로 2 배가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더블 디스크는 여러 문제를 일으킨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은 거의 잊혀진 "가난한 시절의 추억담이랄까?". 스태커는 OS/2용도 나왔으며 쉐어웨어로 통신상에 배포된 다른 오투용 파일 압축 프로그램도 몇 개 기억난다. 3년간인가 오투만 쓸데도 이 뻥튀기 프로그램으로 고생했음은 말할 나위도 없다. 미팅과도 같이 '혹시나' 해서 '역시나'로 끝나지만 또 다시 '혹시나'하는 기대감으로 흥분되고 시간과 마음을 쏟는 악순환. 이러한 프로그램을 실행시키면 어김없이 무시무시한 경고문이 나온다. "모든 자료는 복사하여 혹시 모르는 사태에 대비하라든가 하여 컴퓨터가 폭발할지 모른다는 공포를 느끼게 한다. 담력이 없으면 실행하기 어렵다. 이 스태커 때문에 고생한 적이 있다.

책을 번역하고 있는데 여기 저기서 번역하여 A4 용지에 빠르게 적어놓은 것을 시간 내어 워드로 쳐서 하드에 그 내용을 보관하였다. 글씨는 꼬불꼬불 악필이라 컴에 쳐 넣은 다음 누가 볼세라 없애버리며 상쾌하고 흐뭇한 기분을 맛보았다. 또 밤중에 하드 뻥튀기 작업을 하게되었다. 중요한 것은 하드를 잘 정리하는 일이다. 필요 없는 파일을 지워야지 하드 공간이 넓어 압축 시간이 줄어들어 전체 시간이 크게 단축된다. 이 파일 정리 작업대마다 밤 1-2시에다 집중력이 떨어져 그만 필요한 파일을 내가 실수로 지우게되는 일이 발생된다. 스태커 같은 프로그램 문제가 아니라 본인이 지우기에 나타나는 문제인데 이런 일은 의외로 많다. C:\에서 A:\에 무엇이 있는지 본 다음 필요 없는 파일 뿐이라 모두 지우려고 del *.* 하고 왜 이렇게 시간이 걸리지 하고 있을 때 별안간 생각이 나며 "앗! C:를 지우고 있구나!"하는 경험을 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

프로그램 잘못으로 문제된 적은 거의 없다. 있어도 대부분 사용자 실수일 것이다. 하여튼 3 장인가를 다 지우고는 그 충격에 덜덜 떨며 얼마나 자책했는지. 중고차가 부셔지면 그만이지만 이 것은 다시 번역을 해야하니... 한 것을 다시 하는 괴로움... 소주 2병을 사서 한 병 먹고 자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