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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 이야기 7

386=업그레이드 계속

1992년 9월부터 박사 과정에 들어갔다. 토요일을 제외하고 거의 매일 천안에 갔다 왔다. 실험이 있는 날은 새벽에 차를 몰고 돌아와야 했다. '93년 가을까지 잘 쓰던 최상의 286은 보드가 쇼트 나면서 맛이 갔다. 보드에 CMOS 전원 공급용 배터리에서 액이 새어나오더니 합선이 되며 부품이 탔다. 하는 수 없이 석정 386 보드를 샀다. 2 배속 시디롬도 구입했다. 대부분은 사운드 카드에 연결하는 시디롬이었으나 이 시디롬은 IDE Type으로 하드 콘트롤러에 연결하는 형으로 지금은 모두 이 타입이다(스카시 빼고). 더구나 AT-BUS 슬롯에 끼우는 전용 콘트롤 카드도 있어 설치와 세팅은 쉬웠다. 문제는 데스크탑, 본체를 옆으로 세워 사용하였는데 시디롬 때문에 그럴 수가 없다. 미들 타워 케이스 중고 싼 것을 찾으니 새 거 하나를 싸게(3만원) 가져가란다. 하드는 삼성 120 메가가 나와 샀다. 삼성 하드 중 유일하게 좋은 것 같다.

이래 저래해서 컴이 두 대가 됐다. 모니터는 하나라 흑백 모니터를 얻어 구형 286으로 사용했다. 이 흑백모니터는 주로 듀얼 모니터가 되는지를 시험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1 메가 메모리의 기본 614 K위의 시스템 메모리 영역에 비디오 램 영역이 두 군데로 나누어져 있어 하나는 EGA, VGA용이고 하나는 Mono용이다. 286 흑백을 사용한 분은 컴 뒤에서 앞면까지 가로지르는 가장 긴 허큘리스 카드를 알 것이다. 8비트 컴 이후 컴에 신경을 거의 쓰지 않았지만 이 동안 허큘리스 시스템은 대단한 것이었다. 그래픽 모드를 가능케 하여 게임과 (우리나라에서는) 한글을 가능케 하였다. 386 컴에 VGA 카드와 허큘리스 카드를 두개 끼우고 칼러와 흑백 모니터에 각각 연결하여 두 화면에 출력하는 것이 목표이다. 도저히 되질 않았다. 용산에 문의하면 두 파로 갈라지다. 당연히 되지요. 안될걸요. 아니 CMOS Setup 화면을 보더라도 1st adaptor, 2nd adaptor하고 나오는데... ??? 혹시나 될까하여 카드 끼우고 하면 허사.

다시 컴 쓸려고 떼어내고 컴 케이스 뚜껑 닫고. 흑백 모니터를 버리고 EGA 모니터를 구입했다. 모든 종류의 기기를 다 사용해봐야지 되는 마음 때문에... EGA는 서양 사람에게는 맞으나 동양인에게는 맞지 않는 것이어서 도입되지 않은 듯하다. Mono Text -> Hercules -> CGA -> EGA -> VGA -> MCGA, SVGA, XVGA(지금은 그냥 VGA)로 발전됐다. CGA는 컬러 그래픽 카드로 최초로 칼러를 구현하였다. 아주 오래된 게임을 보면 CGA로 된 것을 알 수 있고 컬러가 비싸고 사무용으로 흑백이면 되었던 시절에는 'SIMCGA'라는 프로그램으로 허귤리스 시스템에서 이 CGA 게임을 할 수 있었다. EGA는 Enhanced로 발전된 컬러이며 VGA는 Very-enhanced, SVGA의 S는 Super로 800*600을 말한다. CGA는 4 컬러, EGA는 16 컬러(?)로 EGA 모니터는 도트 크기가 상당히 커서 영어 알파벳은 구분되나 한글은 어려웠다. 웬만한 컬러 게임은 다 되었다. 'Nukem'도 'Mother Goose' 등 플로피로 나온 이때 게임은 문제없었다. 윈도우 3.1은 되질 않았다. 고해상도 게임 등을 저해상도 모니터에서 보듯이 여러 화면이 겹쳐 나왔다. 윈3.1에는 EGA용 드라이버도 있는데... 이 때문에도 처음 샀던 286 컴을 처분하게 되었다.

그 컴의 컬러 모니터는 여러 번 A/S를 받았다. 화면이 저주 빨간색을 많이 띄게되는 현상이 발생했었다. 부품도 교환해도 그랬다. 그 모니터를 컴과 함께 처분하고 사당역 부근에 있는 삼성전관 회사에 직접 방문하여 전자파가 적다는 컬러 모니터를 사갔다. 지금은 딸이 쓰는 모니터가 되었다. 이렇듯 386-4메가-120메가에 한참을 '배불러하고' 있었다. 업그레이드 후의 포만감은 배부른 기분 좋은 감정으로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는 충만한 감정이다. 그러나 항상 이러한 상태가 얼마 지속될까 하는 것이다. 사람은 필요도 없는 것에 도전하고 괴로워하고 스트레스도 받는다. 누가 시켰던가?

모뎀 이야기도 빼 놓을 수는 없다. 2400 BPS로 받을 자료가 1 메가만 되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1-2 시간 걸리는 자료는 접속하고 자료 받게 하고는 밥 먹고 나갔다 오면 다 받았어야 하는데 에러가 무수히 나서 몇 배가 더 시간 걸린다. 차라리 이제라도 포기하는 것이 속 편하다. 에러 안 나는 것이 (속도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되었다. 14400 BPS 모뎀은 거의 에러가 없었다. 속도는 환상적(또 써야만 했다)이다. 물론 사기전에 전화비가 절약되니 더 이익이고 하는 계산과 함께 집사람을 설득해야함은 요새말로 '당근'이었다. 모뎀 업그레이드하면 항상 제 속도가 나오나? 하여 새로운 고민과 불신도 나타난다. 엘리트 모뎀 회사(구 서울 고등학교 자리에 있었다)와 전화는 물론 갔다 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