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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 이야기 2

BASIC=초보자

비현실 세계에서 머물렀던 대학을 졸업하고 제약회사 실험실에서 반년 있다 환경 회사로 옮겼다. 제도, 설계, 기계, 배관, 토목 등 전혀 이제까지와는 다른 길이었으나 "(미)생물하는 사람이 어떻게 기계를 아느냔 말야! 라는 소리를 들으며 하여튼 일했다. 모두 새롭고 재미있어 열심히 했다.

사장이 새로 왔는데 일본에서 BASIC이 내재된 포켓 컴퓨터(계산기가 가로로 큰 모양으로 롬에 BASIC 내장)로 이를 사용하여 잘 기록하면 회의 시간에 딴 소리하는 임원을 혼내주겠다고 사왔다 한다. 보기에도 복잡하여 내게 어떻게 쓰는 건지 알아 보라 했다. 심심하던 차에 웬 횡재인가? 당장 여기에 빠졌다. 나중에 받아본 일본어 매뉴얼도 없이 완전히 장님 코끼리 더듬기 식으로 하나 하나 헤쳐갔다. 드디어 예약 모드에서 프로그램밍을 하여 저장하고 실행 모드에서 이를 실행하는 것을 알았다. 컴이 무엇인지 상상도 개념도 없는 삶을 살아온 나에게 이것은 대단한 사건이었다. 시행착오 방법을 쓰며 BASIC 프로그래밍을 하였다.

처음으로 짠 프로그램은 쉬운 문제로 '두 사람이 번갈아 수를 하나 또는 둘 증가시키다가 20을 말하게되는 사람이 지는 게임'이었다. 처음 사람은 1 또는 1, 2를 말할 수 있으며 다음 사람은 이어서 (1) - 2 또는 2, 3을 말하거나 (1, 2) - 3 또는 3, 4로 이어가는 게임이다. 조그만 창에서 WHO FIRST? (1) YOU, (2) COM으로 시작되며 사람이 입력한 것은 액정에 나타나며 컴은 같이 달린 조그만 프린터에서 출력됐다. 아주 간단한 게임이지만 부서 사람은 이 컴에 지고는 아주 즐거워했다.

이때 전자공학을 하는 형 책을 하나 보기 시작했다. "System Flow-Chart"인가하는 책으로 설명은 없고 문제와 풀이만 있는 책이다. 컴퓨터가 먼지 몰라도 주변 기기가 어떤 건지 몰라도 프로그램 Language를 몰라도 개념적으로 모든 일을 처리할 수는 있다. 이 책의 첫 문제는 컴퓨터란? 문제와 같은 것이었다(정확한 문제는 기억나지 않지만). 마음에 박힌 문제이다. 입력- 처리- 출력의 Flow-Chart(처리 계통도)가 답이다. 프로그램 언어를 배울 때 나오는 구구단 출력 등의 문제들이 여기서는 언어 없이 개념적인 처리 계통도로 풀어진다. 정말 퀴즈 문제 풀기나 (상상의) 우주 여행과도 같은 재미있는 하나의 게임이었다.

회사의 호의로 광화문에 있던 컴퓨터 학원에 일 주일 BASIC 교육받으러 다녔다. 컴퓨터 학원은 EDPS와 키펀치 교육이 대부분이었던 때다. 학원 선생은 칼라 애플컴퓨터를 보여주며 의기양양해 했다. 가격이 당시 돈으로 2 백만원 정도 였다. 아 저것만 있으면 못하는 일이 없을 텐데... 우리는 8 비트 PC(애플 컴보다 더 못한)를 두 사람이 한대씩 사용했다. 나는 고수인 것처럼 생각하고 강의를 들었다. 랜덤 발생 수를 가지고 원 넓이를 구하는 방법이 나를 사로 잡았다. 역시 컴퓨터는 단순한 것을 무한히 반복함으로서 사람처럼 지능을 이용하지 않고 답을 구하는 것이구나. 처리 속도가 크므로 많은 경의의 수를 다 해보면 되는 것이다. 마방진을 풀 때 머리를 쓰지 않고 여러 수를 다 넣어 보며 풀면 되는 것처럼...

미국에 유학 가거나 이민 가는 사람은 프로그램 배워봐야 미국에서는 말도 통하지 않으므로 잘 되지 않고 키펀치를 배우고가면 취직하기 제일 좋다고 했다. 컴을 같이 쓰는 사람은 젊은 여자로 나이는 나보다 많고 결혼도 했다한다. 남편이 먼저 미국 가고 자기는 몇 달 있으면 가는데 키펀치라도 배워 보탬될까하고 있었다. 상당한 미인에 키 큰 여자였다.... 대화는 모니터를 통한 문자로 이루어 졌다. 한글이 되질 않아 모두 영어로 해여 했다. May I ask you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