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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 이야기 1

IBM=컴퓨터

어렸을 때부터 과학을 좋아하고 나중에 꼭 훌륭한 과학자가 되리라고 생각했고 이렇게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흑색 화약을 만들고 이것으로 종이 로케트에 파리를 실어 날려보내고 하며 우주, 과학에 대한 상상은 끝이 없었다. 국민학교 6 학년 때는 바다 밑 잠수함 그림으로 6년 동안 한번도 못 탄 상장을 탔으니 국민학교 시절은 온통 미래에 대한 기대와 희망에 부풀었었다. 과학 책도 많이 봤으나 백과사전에서나 보는 전기 밥통, 세탁기 등도 내 상상 속에만 존재하였던 보물이었다.

국민학교 때는 물론 중학교 때에도 컴퓨터는 상상할 수도 없는 경외의 존재였다. IBM은 이란 이름은 차라리 컴퓨터보다 훨씬 구체적으로 와 닿는 무엇이었다. IBM, International Business Machine 이 것이 사무일을 자동화하는 기계, 즉 컴퓨터이구나 하고. 사실 IBM과 대형 컴퓨터와는 같은 것으로 생각해왔다. 컴퓨터는 마술처럼 아무거나 다 가능케 할 것이라고만 겨우 상상할 수 있는 것이었다. IBM이 PC 사업을 시작하면서도 PC를 크게 생각하지 않았으나 그렇게 하지만 않았으면 여전히 전 세계의 어린이는 나처럼 IBM=컴퓨터(대형 + PC)로 생각하게 되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참, 생각해보니 기계식 계산기가 있었다. 아버지가 집에 일거리를 갖고 와 숫자가 적인 회전바퀴가 여럿 달린 계산기기계를 사용한 적이 몇 번 있었는데 나도 옆에서 도와드렸다. 아마도 더하기는 숫자를 맞추고 손잡이를 돌리면 되고 곱하기는 3 곱하기는 3 번 돌리고 24 곱하기는 2 번 돌리고 자릿수 조정하여 다시 4 번 돌렸던 것 같다. 나누기는 더욱 어려워 제수, 피제수를 설정하고 손잡이를 거꾸로 돌리던가 하여 "땡"하는 소리가 날 때까지 돌린다. 3번 돌려 "땡" 소리가 나면 답이 3이다. 자릿수 조정하며 돌리므로 먼저 "땡" 소리로 천 자리를 알아내고 다시 "땡" 소리날 때까지 돌린 회수로 백 자리 값을, 다시 "땡" 소리 날 때까지 돌려 십 자릿수를, 마지막으로 일자리 수와 나머지를 구한 것으로 생각된다. 정말 백과사전에 나오는 컴퓨터 발달 역사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컴퓨터"였다.

바쁘고 경쟁적인 고등학교 시절 생각나는 것은 약대 다니는 외삼촌이 쓰던 "계산자"이다. 그 시절 공대생은 대부분 "계산척(계산자)"를 갖고 다니며 공학 계산을 하였다. 일본에는 이러한 "계산자" 급수 시험도 있어 주판 시험처럼 일반화되어 있었다. 곧 계산자는 60 년대 많이 쓰이다가 70년대에 요즘 보는 계산기가 나타나며 어느 틈엔가 원래 없었던 것처럼 사람들의 기억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이 계산기로 초보 계산하는 것만도 재미있고 신비한 것이었다. 아마도 곱하기, 나누기, 로그 계산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여러 계산이 혼합된 긴 문제도 있었다. (아폴로 13 영화에서 NASA 직원이 이 계산자로 계산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지금도 외국 공학 책에 보면 복잡한 공식을 빠르게 답해주는 그래프 표가 유난히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971 년 입학하여 군대 3 년을 포함하여 7년을 대학에 다녔을 때 컴퓨터는 상상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래도 실체는 알 수 없는 것이었다. 대학 시절 컴에 관련된 2 가지 이야기가 이 때를 말해줄 것 같다. 첫째 우스개 소리로 여자가 하는 말 "EDPS알아?" EDPS=음담패설, 지금처럼 컴퓨터란 말은 없고 EDPS, Electronic Data Processing System만 있었다. 컴퓨터란 물건, 하드웨어를 뭔지도 모르고 관련된 자료 처리 방법을 배우는 것이었다. 둘째 대학생이 배워야할 3 가지, 운전, 타자, EDPS. 지금으로 말하면 우주선을 타는 정도를 요구한다고 할까? 타자기를 갖는다는 것도 거의 생각할 수 없었다. 지금도 PC가 없고 타자기가 있다하여도 구입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운전은 생각도 못하고 그 흔한 포트란 언어도 못해본 채 유명한 악필을 '보완'하기 위해 영타 를 배워 그래도 졸업 논문을 타이핑해냈다.

1999년 2월 2일 곽 (2월 3일 보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