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45일 連續山行

(1) 선택이 필수로

7/9(금)

첫날은 원지동으로 해서 계곡 오른쪽으로 올라 '원터 쉼터2'인가로 가볍게 내려오려다가 마음을 바꿔 매봉까지 올랐다. 하여튼 공기도 물도 나무도 기분도 다 좋았었다. 내려올 때 다른 길로 한번 가볼까 해서 헬기장에서 오른쪽으로 내려 왔다. 초행길이라 전혀 다른 곳으로 들어서지 않을까 걱정하며 내려가는데 심한 사격 소리에 기분이 그리 유쾌하지는 않았다. 내곡동 예비군 훈련장에서 나는 소리인중 알았지만 나중에 보니 바로 이 밑의 미군부대 사격장에서 나는 소리였다. 다음날부터 집사람은 다시는 가질 않았다. 나중에 한, 두번 더 다라오기는 했지만... 남자들이 혼자 빨리 올라가므로 여자들은 싫어한다는 이야기를 TV인가에서 봤다.

집사람과 '99년에 3번 왔다. 7월 처음에에 한번,
8월말인가 9월초인가 이 사진 찍을 때 한번, 그리고 가을(10월?)에 한번

7/22(목)

14일째 청계산에 오른다. 원지동 윈터 약수터를 거쳐 매봉에 올랐다. 비가 와서 미끄러질까 봐 경사가 완만하며 계단이 있는 곳을 택했다. 산중에서 비는 거의 오지 않았으나 습기가 높아 매우 덥고 땀이 너무 많이 나왔다. 작은 파리 한두 마리가 거의 끝가지 따라오며 윙윙거려 미칠 것 같았다. 땀은 비오듯이 흐르고 안경은 김으로 흐려 잘 보이지 않고 숨은 턱까지 차오고 다리는 움직이지 않으려 하고 이런 상태에서 파리가 머리를 맴돌며 윙윙거리는 성가셔 죽을 지경이다. 마구 뛰어 도망도 가보고 몇 번씩이나 서서 빙빙 돌며 결투를 해봐도 소용이 없었다. 마지막 쉼터(헬기장 아래) 가까이 가니 그제야 없어졌다. 아마도 고도 한계가 있는 듯하다(전부터 느끼고 생각한 것이지만). 매봉에 올라가니 안개인지 구름인지 진하게 펴있고 고추잠자리가 많이 돌며 날고 있었다. 물 한 모금 먹고 소리를 지르고 얼굴을 적은 수건으로 닦고 내려오니 방금 전과는 전혀 다른 상쾌한 기분이 되었다. 땀은 나지 않고 공기는 상쾌하고 습기도 없어 보이고 몸은 가뿐하고.... 옛골 쪽으로 빠져 물을 떠가지고 왔다.

7/23(금) 오전 중에 용인에 있는 외대에 갔다와야 하기에 일찍 청계산에 갔다. 이른 아침에는 버스도 없고 더 일찍 돌아오려고 차를 갖고 갔다. 원지동 청계골에서 가장 빠른 코스를 택했다. 올라가니 비는 그치고 말은 개어 매우 상쾌했다. 내려오는 길도 같은 길을 택해 일찍 내려왔다. 형 댁에 들러 아침으로 빵을 먹고 옥수수를 가지고 왔다. 집사람이 내일 시험인데 좋아하는 옥수수를 강원도에서 사왔다 하여 시험 전에 삶아먹으라고 한 것이다. 씻고 나서 아이 들을 데리고 외대에 갔다 오면서 다시 형 댁에 들렀다. 조용히 공부라도 더하라는 의도였다. 점심을 먹고 사촌 둘과 우리 애 둘 모두 다섯이 다시 매봉에 올랐다. 아침에 갔다와서 다시 가기는 싫었지만 모두는 매봉에 올라가야 한다하여 갈 수밖에 없었다. 윈터 약수터2를 통해 어제와 같은 코스로 올랐다. 힘들어하면서도 아이들은 모두 잘 올랐다. 같은 길로 내려오면서 가슴이 뿌듯했다. 저녁을 먹고 늦게 돌아왔다.

8월 태풍이 심하던 날 하루 오르지를 못했다. 마음이 무겁고 어딘가를 올라야하는데 63빌딩에 가설 오를까? 별 생각이 다 났다.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불안하고 꼭 산에를 가야하는데.. 집사람이 워낙 강하게 명령(?)하여 어쩔 수가 없었다. 나도 조심 하는게 득일 듯하여... 전날은 아마 산에서 넘어져 엉덩방아를 찧었다. 거기를 지날 때면 꼭 그 생각이 나고 아주 조심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날 두 번 올랐기에 45일간 45번 산에 오른 것은 맞는 얘기가 된다. 종이에 행적을 적은 날도 있고 하나 나중에 한번에 쓸려니 모두 잃어버리고 잊어버리고..

산을 오르는 것은 사색하는 것이다. 별 생각을 다한다. 우주, 생물, 돈, 집안, 가족, 神, 컴퓨터, 프로그래밍,...

8/10(화)

수요일과 같은 코스, '매바위'에서 교육자이며 장로를 만나다. 오를 때 땀 엄청 흘림. 복숭아 두 개를 '깔딱고개'에서 먹다.

만난 분은 학교 선생님(교장? 교감?)인데 과천에서 사시는 분으로 뻐스를 타고 서초구 원지동으로 와서 산을 넘어 다시 과천으로 자주 다닌다고 한다. 노래도 한 천곡 정도 작곡했다하고(어린이 동요), 평생 진실되게 살아 가족과 친척에게 귀감이 된다하니 '참 대단한 분이로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었다.